디즈니의 실사화 프로젝트 중에서도 2025년 개봉 예정인 <백설공주(Snow White)>는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이첼 지글러, 갤 가돗, 앤드류 버냅 등 스타 배우들의 출연, 시대 변화에 맞춘 각색, 원작과는 다른 캐릭터 재해석 등이 팬덤 사이에서 기대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고편 공개 이후의 반응을 중심으로, 영화의 핵심 포인트와 그 문화적 파급력을 짚어본다.
공개된 예고편, 디즈니 팬덤을 흔들다
2024년 말 공개된 <백설공주> 실사판 예고편은 디즈니의 유튜브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며, 전 세계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단 하루 만에 수백만 뷰를 기록했으며, 트위터(X)와 틱톡 등 소셜 플랫폼에서는 해시태그 #SnowWhite, #GalGadot, #RachelZegler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이번 실사판 예고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통적인 동화의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보다 어두우며 상징적인 분위기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영상 초반부는 숲속에서 외로이 노래하는 백설공주의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정치적 음모, 계략, 위협이 강조되며 스릴러와도 유사한 전개가 암시된다.
디즈니 팬 커뮤니티인 Reddit의 /r/DisneyMovies 섹션에서는 “기존 백설공주의 순수함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말레피센트>처럼 다층적인 드라마로 재탄생했다”는 분석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영화의 제작진은 “공주를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인물로 설정했다”고 밝히며, 기존 디즈니 공주들의 수동적인 서사를 전복하려는 시도임을 밝혔다.
갤 가돗의 여왕,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로 부상
레이첼 지글러가 주인공이지만, 예고편 공개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바로 갤 가돗이 연기한 사악한 여왕 역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의 여왕은 표면적인 ‘질투심’에 의해 움직이는 단선적인 인물이었지만, 이번 실사판에서는 욕망, 권력, 자격에 대한 갈망이라는 복합적인 심리가 반영된 입체적인 빌런으로 재해석되었다.
갤 가돗은 기존의 ‘히어로’ 이미지에서 벗어나, 화려하면서도 위협적인 악역의 매력을 온전히 구현해낸다. 특히 예고편에서 “세상은 나에게 왕관을 약속했어. 그걸 빼앗기게 둘 순 없어.”라는 대사는, 이 여왕이 단순한 질투심을 넘어서 왕좌에 대한 집착과 자기 정당화를 통해 악의 길로 나아갔음을 보여준다.
디즈니 팬들 사이에서는 갤 가돗이 연기한 여왕이 앤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와 나란히 서게 될 또 다른 상징적 빌런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도, 고급스러운 의상과 메이크업, 그리고 촬영의 조명과 구도까지 갤 가돗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한 흔적이 보인다.
여왕 캐릭터의 탄탄한 설정 덕분에, 일부 팬들은 이 영화가 ‘백설공주’보다는 ‘여왕의 이야기’에 더 집중될 것이라며, 스핀오프 시리즈나 단독 악역 영화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팬들 사이의 엇갈린 평가: 다양성과 정체성 논란
이번 실사판에서 가장 큰 이슈는 캐스팅 관련 논란이다. 레이첼 지글러는 콜롬비아계 미국인 배우로, ‘백설’이라는 이름의 백인 공주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일부 팬층에서는 거센 반발이 있었다. 특히 전통적인 유럽 동화를 선호하는 층에서는 “원작의 정체성이 훼손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반면, 디즈니와 지글러 본인은 이 캐스팅이 다양성과 포용성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지글러는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더 이상 외모가 아닌 내면으로 사랑받는 공주를 보길 바란다”고 밝히며, 공주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했다.
그뿐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는 ‘일곱 난장이’ 설정 또한 ‘일곱 동료’라는 명칭으로 바뀌며, 신체적 다양성과 직업적 역할의 다양성이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부 디즈니 팬은 “지나친 각색”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동시에 많은 이들은 “이제는 동화도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백설공주는 더 이상 백인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제로 수많은 릴스와 영상 콘텐츠가 생성되며, 세대별 시선 차이도 분명히 드러나는 상황이다.
디즈니 실사화 전략의 흐름 속에서의 ‘백설공주’
디즈니는 지난 10여 년간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인어공주> 등 수많은 실사화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리메이크 전략은 과거의 명작을 현재의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동시에 비판도 존재한다. 지나치게 안전한 스토리 구성, 원작의 감성 파괴, 과도한 PC주의 등이 실사화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백설공주>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기존의 틀을 아예 깨버리는 방식을 택했다. 공주의 수동성을 없애고, 악역을 복합적 인물로 만들고, 고전적 설정을 탈피하며 현대적인 주제와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실사화의 방향성이 단순 리메이크에서 ‘재창조’로 변화하고 있으며, 백설공주는 그 변화의 기점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지 콘텐츠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디즈니의 브랜드 가치와 문화적 영향력에까지 직결되는 중요한 흐름이다.
결론: 기대와 비판 속 ‘새로운 백설공주’가 온다
<백설공주> 실사영화는 아직 개봉 전이지만, 벌써부터 문화적, 사회적 담론의 중심에 서 있다. 예고편만으로도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작품은 기존의 동화적 감성과 현대적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태어났으며, 그 자체로 시대의 거울이자 문화적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갤 가돗의 여왕 캐릭터는 새로운 디즈니 빌런의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으며, 레이첼 지글러의 백설공주는 단순한 이미지의 전환을 넘어서 캐릭터 내면의 성장과 독립성을 담은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논란과 비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만큼 이 영화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는 뚜렷하다.
2025년, 우리는 단순한 동화의 실사화를 넘어, 현재와 미래의 관점을 담아낸 ‘재해석된 백설공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